2019/09/20(금) 스승이 없는 세상 2 (508)

 

스승이 없는 세상 2

어제 한 이야기를 이어 오늘은 끝을 내겠다.


그 후 결혼한 그 아들은 신혼 재미에 푹 빠져서 박 첨지가 써준 참을 '인', 그 한 자를 생각해 볼 겨를도 없었다. 어느날 그는 3일 일정으로 출타하게 되었고 자기 아내에게는 수요일에 돌아오겠다고 약속하였다. 그러나 뜻밖에도 일이 빨리 끝나서 이 신혼의 가장은 화요일에 돌아올 수 있게 되었다.

 

아직도 희미한 석양빛이 남아있는 저녁에 집에 도착한 그는 신혼의 아내를 놀래 주려고 안방의 문을 조금만 열고 안을 들여다보니 이게 웬일인가. 이불 밖으로 네 개의 발이  보이는 것이 아닌가. 남자는 방문을 닫고 광으로 달려가 예리한 도끼 한 자루를 들고 나왔다. 그가 본 불륜의 남녀를 한 번에 해치우려고 그길로 사랑방에 들어갔는데 벽에 붙어있는 글자 한 자가 눈에 들어왔다. 참을 '인' 자였다. 단숨에 다 해치우려고 결심했던 남자는 사랑방 한 구석에 쪼그리고 앉아 새벽이 되기까지 참고 기다렸다.

 

영국 시인 존 밀턴의 말처럼 기다리는 아침은 더디 왔다.’ 드디어 새벽이 되어 젊은 아내의 말소리가 들려왔다. “형부께서 오늘은 돌아오시겠구나.” 이 남자는 심장이 터질 듯이 뛰었다.

 

내 이야기는 하루는 더 해야 끝이 나겠다.

 

김동길

Kimdonggil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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