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7/20(금) 영문과에서 사학과로 (81)

 

2년의 유학 기간을 마치고 연희대학으로 복직하였더니, 그동안 연희대학은 없어지고 새로이 연세대학이 탄생해 있었다. 그 당시에 사학과 과장이 조의설 교수였는데, 나는 일반 교양과목인 서양 문화사를 담당하게 되었다. 전공과목은 그 분야를 전공하는 학생들만 수강 신청을 할 수 있지만, 문화사는 교양 과목이기 때문에 어느 대학, 어떤 학과의 학생이라도 수강을 할 수 있었고 학점을 받을 수 있었다.

교수들 중에는 열 개를 알아도 하나 밖에 가르치지 못하는 교수가 있는가 하면, 하나만 알고도 열 개를 가르칠 수 있는 터무니없는 교수가 있을 수도 있는데, 나는 그 후자에 속하는 엉터리 교수였음을 이 기회에 자백하는 바이다.

물론 인문학 관련 과목에 해당되는 사항이긴 하지만, 교재를 잘 준비해 가지고 교단에 서는 교수가 있는 반면에, 별 준비도 없이 등단하여 이 소리 저 소리 하는 엉터리 교수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공부를 많이 하고, 준비를 단단히 하고 교단에 서는 대부분의 교수는 학생들 앞에서 처음부터 긴장하여 덜덜 떠는 경우가 많고, 준비 없이 학생들 앞에 서는 교수는 배짱 하나로 자기 자리를 지키는 부류의 사람이므로 처음부터 당당하고 끝까지 당당하게 강의를 할 수 있다.

내가 한 학기동안 강의를 한 내용을 검토 하고 난 모범적인 사학과 과장 조의설 교수가 “가르칠 만큼을 잘 가르쳤다”라고 뜻밖에 호평을 하였기 때문에 나는 학계를 기만하고 사는 것도 그리 어렵지는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김동길
Kimdonggil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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