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1/25(월)구십이자술 52(우리는 왜 고민하지 않을까)

 

우리는 왜 고민하지 않을까

   TV를 통해 서양을 비교적 상세하게 볼 수 있는 기회가 종종 있다. 일전에 지정학적으로 동유럽에 위치해 있는 체코의 프라하라는 도시를 소개해 준 적이 있다. 전체주의로 치닫는 소비에트 연방에 의해 여러 해 시달리면서도 자유를 위한 항쟁을 계속 했던 곳이다.

    소련이  압도적으로 체코에 영향력을 행사하던 때에도 목숨을 걸고 항거하며 1968년 민주자유화운동인 속칭 프라하의 봄이 오게 만들었다는 그 얘기에 나도 크게 감동하여 그 도시를 두 번이나 방문한 적이 있었다. 교황청의 횡포에 맞서 종교적 자유를 부르짖다 마침내 화형 다한 ‘얀 후스’(Jan Hus)의 후손들이 사는 땅이기도 하다. 한 세대 일찍 태어난 체코의 마틴 루터였던 셈이다. 체코의 수도 프라하의 중심 광장에는 있는 얀  후스의  기념 동상을 본 기억도 있다. 하루 이틀 관광이나 가서는 볼 수 없는 프라하의 문화를 깊이 있게 들여다볼 수 있는 방송이었다.

    동시에 우리 조상들은 그 오랜 세월 무슨 생각을 하며 살아왔기에 광화문에는 광화문이라고 적힌 큰 대문 하나를 남기고 말았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우리는 태평성대를 누렸다고 자랑만 했지 그러한 시대를 기리기 위한 것은 보이지 않는다.  자유 아니면 죽음을 달라라고 부르짖은 서구 사람들에 비해 우리는 지나치게 안일하고 무료한 세월을 보내는 일에만 익숙했던 것이 아닐까. 목숨을 걸고 싸울 만한 일이 없던 그런 역사이었던가. 눈에 보이지 얺는 사상이나 철학도 세계에 자랑할 만큼 널리 알려진 것이 없다. 원효와 의상은 불교의 세계적 스님이라 할 수 있는데 그들의 공적은 무엇이든 남아 있는 것이 있어야 마땅하지 아니할까. 율곡과 퇴계 또한 해동의 큰 스승이라고 추앙 받던 대학자들이지만 그 두 분의 가르침이 오늘 동양 세계에 빛을 발하는 게 뭐가 있는가?

     서양은 암흑시기라는 중세 천 년에도 끊임없이 발전 하였다. 체코인들이 가졌던 문화적 유산이 전란으로 무너졌을에는 전쟁이 끝나고나면  오랜 세월이 걸리더라도 그 유산들을 복구하여 후손들이 볼 수 있게 하였다. 우리는 조상이 만든 목조건물이 불에 타면 그것으로 끝이었다. 반성을 하게 된다. 특별히 우리나라를 이끌고 나간다는 사람들은 막상 해야 할 일은 시작도 못 한 채 하잘 것 없는 일에 시간과 정력을 낭비하지 말고 대한민국이 오천 년 역사에 남을 만한 일, 세계 사회에 공헌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 있을까를 고민해야 할  것이다.


김동길

Kimdonggil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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