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9/21(월) 구십이자술 34 (시간은 영원하다)

 

시간은 영원하다

     여러 해 전에 영국을 방문한 적이 있다. 특히 관심이 있는 윈스턴 처칠 (Winston Churchill)의 생가 블레넘 궁(Blenheim Palace)도 둘러 보았고 그 곳에서 과히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처칠 가문의 가족 묘지에도 가 보았다.

      처칠은 다사다난한 한평생을 살았고 그가 거친 관직만도 어마어마하다. 그러나 그의 자리가 마련돼 있는 웨스트민스트 애비(Westminster Abbey)에 묻히기를 거절하였고 초라한 교회당 뒤뜰에 묻힐 것을 요구하여 지금은 소박한 묘소에 누워 있다.

     방문하고 놀란 것은 그의 묘비에는 이름과 숫자 1874~1965만이 적혀 있었다는 것이었다. 나는 그 사실에서 처칠의 위대함을 또 한 번 느꼈다. 웨스트민스터 애비의 장지를 거절한 것은 자기 자신이 그런 곳에 묻힐 만큼 대단하거나 특별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함이었을 것이고 묘비에 자신의 이름과 생년, 사망 연도 만을 적은 것은 그것이 인간의 길임을 우리에게 말해주고 있는 듯 여겨졌다.  1874년 전에도 1964년 이후인 지금도 그는 살아있다고 주장하는 것 같았다. 그렇기 때문에 그는 시간을 초월하여 오늘도 살아있는지 모른다.

     셰익스피어(Shakespeare)가 "Thus I come and thus I go" (이렇게 왔다 이렇게 가는 것을) 라고 말한 것처럼 오고가는 것은 인생이지만 시간만은 영원히 살아있어 우리들을 지켜본다. 미국 작가 윌리엄 딘 하웰즈 (Willian Dean Howells)도 우리에게 일러준다. "Eternity and I are one" (영원과 나는 하나이다). 제한된 시간을 사는 것이 아니라 영원히 산다는 것은 얼마나 멋있는 것인가.


김동길

Kimdonggill.com


 

 No.

Title

Name

Date

Hit

972

2020/11/12(목)미국이 흔들리는 꼴을(898)

김동길

2020.11.12

1243

971

2020/11/11(수)매우 비열한 사나이(897)

김동길

2020.11.11

1309

970

2020/11/10(화)이러다 미국은 무엇이 되나(896)

김동길

2020.11.10

1269

969

2020/11/09(월)구십이자술 41(가을에 생각나는 노래)

김동길

2020.11.09

1264

968

2020/11/08(일)패배를 받아들이지 못 하는 사람도 있다(895)

김동길

2020.11.08

1320

967

2020/11/07(토)한숨 돌리긴 했지만(894)

김동길

2020.11.07

1410

966

2020/11/06(금)생이지지(893)

김동길

2020.11.06

1331

965

2020/11/05(목)미국은 울쌍이다(892)

김동길

2020.11.05

1316

964

2020/11/04(수)벌써 가을이 가득한데(891)

김동길

2020.11.04

1326

963

2020/11/03(화)정치와 도덕(890)

김동길

2020.11.03

1339

962

2020/11/02(월)구십이자술 40(제임스 랜디의 죽음)

김동길

2020.11.02

1268

961

2020/11/01(일) 사람이 철이 드는 나이(889)

김동길

2020.11.01

1387

[이전] [1][2]3[4][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