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8/23(일)문일평의 <호암사화집>(829)

 

문일평의 <호암사화집>

    호암 문일평은 1888년 평안북도 의주에서 출생하였다. 열여덟 살에 동경 명치학원에 입학 하였고 7년 뒤 와세다 대학에 입학하여 정치학을 전공하려 했으나 역사학에 취미를 느낀 그는 서양사 강의에 많은 관심을 보이며 인생의 진로를 바꾸어 역사가로, 언론인으로 눈부신 활약을 하였다.

    7년 간 조선일보의 편집 고문이기도 했던 그가 51년의 삶을 살고 세상을 떠났으니 호암의 요절은 그 당시의 후배들 뿐만 아니라 오늘도 그의 학덕을 흠모하는 사람들은 매우 애석하게 생각하고 있다. 그가 80세 까지만 살았어도 사학과 문학에 얼마나 찬란한 금자탑을 세웠겠는가.

    내가 오늘 갖고 있는 <호암사화집>이란 소책자는 39년에 출판된 책인데 제 1부 내용에 동명성왕, 혜초, 대각국사, 율곡, 완당 등 모든 한국인이 흠모하는 역사적 인물들을 열거해 놓고 있어 우리를 크게 감동시킨 바 있다.

   런 사실을 넘어서서 이 작은 책 한 권이 나에게 왜 이토록 소중한가. 이 책의 속 표지에는 <Ewha college November 1, 1940 Okgill Kim>이라고 적혀 있는데  누님을 생각나게 하는 메모이다. 내가 이 책을 사랑하는 또 하나의 이유가 있다. 책이 하도 낡아서 어머님에게 이 허름한 책을 좀 만져주실 수 없겠느냐고 한번 말씀 드린 적이 있었는데 워낙 손재주가 있는 분이라 며칠 뒤에 고운 수감색의 비단으로 장정을 멋있게 하여 이 아들에게 돌려 주셨다. 이런 책은 천하에 없다. 어느 후배가 이 책을 보고 싶다면 보여주긴 하겠지만 집에 가서 읽으라고 빌려주진 않을 것이다. ? 한 번 떠나면 되돌아오지 않을 가능성이 많기 때문에.

    스승 문일평을 존경하는 동시에 이 책을 이렇게 아름답게 손질해 주신 내 어머니에 대한 그리운 생각이 앞선다. 이래저래 인생이란 아름다운 것이다. 문일평 선생도 나의 어머님도 나의 누님도 다 오늘은 하늘나라에 계신다. 천국은 아름답다.

 

김동길

Kimdonggil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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