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7/23(목) KIMCHI의 내일을 위하여 (802)

 

KIMCHI의 내일을 위하여

     내가 평양서 중학교 다니던 때 나와 같은 고향 친구인 왕정일과 함께 고향인 맹산 원남면에 사시는 그의 부모님 댁을 찾아간 적이 있다. 평양역에서 기차를 타고 북창이라는 곳에서 기차를 내려 소리개고개를 넘어야 원남면에 도착할 수 있었는데 호랑이가 나타난다는 전설이 있는 언덕길이었다.

     아직도 잔설이 고갯길에 남아있는 추운 겨울날이었다. 허덕거리며 그 삼십 리 언덕 길을 계속 걷느라 시간도 무척 많이 걸렸고 배도 점점 고프기 시작하여 우리 두 소년에게 있어서는 매우 어려운 시간이 다가왔다. 원남면에 있는 왕정일의 집까지 도착하려면 아직 족히 한 시간은 더 걸어야 할 것 같은데 배고픈 상태에서 고개를 넘는다는 것은 여간 힘든 일이 아니었다.

     다행히 불이 반짝반짝 빛나는 농가 하나를 발견하였는데 친구는 그 집에 들러서 밥이라도 한 그릇 얻어먹고 가자고 하였다. 체면불구하고 그 집에 찾아가 문을 두드리며 배가 고파 들렀는데 먹을 걸 좀 달라고 하니 주인아주머니가 무뚝뚝한 표정으로 들어와서 좀 기다려요하는 것이었다. 그리고는 팥 섞인 조밥 두 그릇과 갓김치 한 사발로 상을 차려 주셨고 마음대로 먹으라고 하는 것이었다. 나는 그 때까지만이 아니라 지금도 그날 밤 먹은 갓김치 맛과 견줄 수 있는 김치를 먹어본 적이 없다. 갓김치는 김치 중에서도 가장 소박한 것인데!

     한국 김치가 점차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다. 옛날에 미국 유학 갔던 학생들은 김치가 먹고 싶어 허다한 수난을 겪기도 하였다. 오늘은 세상이 많이 달라졌다. 김치는 우리나라의 수풀품목 가운데 하나이다. 약아빠진 일본이 김치 수출에 우리보다 앞섰다는 말도 있지만 오늘 많은 서양의 지식인들이 햄버거를 생각하면 미국을 떠올리고 김치라고 하면 코리아를 생각한다니 김치가 머지않아 한국의 국위를 선양할 것이 분명하다.


김동길

Kimdonggil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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