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6/22(월) 구십이자술 21 (나의 영원한 스승, 함석헌 1)

 

나의 영원한 스승, 함석헌 1

     나의 스승 명단에 올라야 할 분들은 40명 내지 50명은 될 것이지만 그 분들 중에서 나에게 큰 영향을 주신 두 분, 백낙준 선생님과 함석헌 선생님에 관해서 짧게나마 기록해 두려 한다. 이미 백낙준 선생님에 관해서는 진술한 바 있고 오늘은 함석헌 선생님에 관한 얘기를 시작 하도록 하겠다.

     내가 함 선생님의 가르침을 받기 시작한 것은 1948년이었다. 함 선생님은 신의주 학생 사건으로 고난을 겪다가 마침내 단신 월남하여 대한민국 전체의 교사가 된 것이다. 선생님은 본디 평안북도 용암포 출신으로 그 아버님은 고향의 한의사였다. 시골인 용암포에서 초등학교를 마치고 평양에 있는 평양고등보통학교에 입학할 정도로 어려서부터 매우 총명하고 우수한 학생이었다.

     19193월 독립운동이 불길처럼 일어나던 그 무렵에 그가 그 운동에 몸을 던진 것도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었다. 그를 학적부에서 제명하라는 당국의 명령에 그는 어쩔 수 없이 평양고등보통학교에서 퇴학을 당하였고 남강 이승훈이 경영하던 오산에 있는 사립학교로 옮겨 갈 수밖에 없었다.

     함 선생님은 한평생 당신이 남강 이승훈의 제자인 사실을 매우 자랑스럽게 여기셨다내가 죽으면 땅에 묻지 말고 해골 표본을 만들어 박물교실에 남겨두도록 하라고 남강은 유언 한마디를 남겼는데, 육신은 죽었으나 정신은 살아남아서 후배들에게 큰 가르침을 주고자 했던 남강의 큰 뜻에 크게 감동을 받았다고 자주 말씀하셨던 게 기억이 난다. 남강의 젊고 발랄한 정신은 함 선생님이 나라 사랑을 향한 더욱 큰 꿈을 안고 인생길을 헤쳐 나가는 바탕이 된 것이었으리라.


김동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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