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5/05 (화) 이 전염병이 끝난 뒤에는 (734)

 

이 전염병이 끝난 뒤에는

     2020년을 사는 우리들은 인류 역사에서 매우 희귀한 재앙에 직면한 것 같다. 14세기와 17세기에도 서양에는 흑사병이라는 무서운 전염병이 만연되어 목숨을 잃은 사람들이 많았지만 오늘의 코로나바이러스는 인류 문화 전체를 향해 경종을 울리는 것만 같아서 매우 불안하다.

     정치라는 도박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이렇게 앉아서 당할 수만 없으니 가능한 한 학교도 열고 각기 생업에도 종사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주장한다. 해마다 독감 때문에 세계적으로 대략 50만 인구가 죽는다고 하는데 겁에 질려서 아무 활동도 안하면 앞으로 우린 무얼 먹고 살 것인가, 하는 매우 심각한 비상상태를 예상하게 된다.

     그러나 전염병이나 세균학등 관련 전문가들은 대개 그렇게 안일한 대응 자세를 경고하면서 이 역병이 고개를 숙이는 것 같다가도 갑자기 난폭하게 덤벼들 수도 있으니 너무 서두르지 말라고 한다. 어쨌건 이 전쟁 아닌 전쟁이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모르지만 끝나는 날은 있을 것이다. 그때 우리들의 삶은 어떤 모습이 될까. 인류의 몇 퍼센트가 역병으로 인하여 목숨을 잃게 될지는 모르지만 인간의 모든 경제 활동은 양상이 달라질 것만 같다.

     인생 자체에 대한 비관론이 쏟아져 나올 지도 모르지만 호모 사피엔스가 체질 개선을 단행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는 것 아닐까. 욕심이 허무하다는 사실을 깨닫고 제 먹을 만큼만 차지하는 상호 부조의 새로운 세계가 탄생하는 일도 있을 법하다. 지나치게 비관만 하지는 말자.


김동길

Kimdonggil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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