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2/12(목) 본능으로만 살 수 있는가 (591)

 

본능으로만 살 수 있는가

원시 시대가 문명의 시대로 옮겨온 것은 사실이 아닌가. 짐승을 잡거나 먹이를 채집하여 배를 채우며 짝을 지어 아이를 낳아 기르면 원시 시대가 유지 될 수는 있었다.

 

그러나 그렇게 생존하는 일에만 만족하지 않고 딴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나타나 우리의 조상들은 집을 짓고 농사를 시작하면서 우선 의식주 문제를 해결하였을 것이다. 그리고는 의사소통을 위해 문자를 만들어 그 자식들에게 가르치기 시작하면서 오늘의 문명 사회를 건설할 수 있었을 것이다.

 

나는 감옥에 살아 본 적이 있다. 그곳에서는 먹고 사는 일만은 우선 보장이 된다. 행동의 자유는 없지만 책을 읽는 자유는 얼마든지 있다. 검열을 맡은 교도관이 도장만 찍어주면 그곳에 비치된 어떤 책이라도 가져다 읽을 수 있다.

 

그런데 웃기는 일도 가끔 생긴다. 베토벤이 모델이 되었다는 로맹 롤랑의 <장 크리스토프> 라는 10권으로 이루어진 장편 소설과 탈옥 이야기를 다룬 알렉상드르 뒤마의 <몬테크리스토 백작>이라는 책을 혼돈하여 열람이 불허하게 된 것이다.

 

나도 감옥에 있으면서 책을 많이 읽었지만, 새로운 시대가 감옥에서 책을 읽는 일밖에 없는 사람들의 힘으로 만들어 진다는 농담도 있다. 내가 젊었을 때 유명한 전도자 해리 댓만 박사라는 미국 감리교회의 유명한 부흥사와 함께 서울 구치소에 갔던 일이 있었다.

 

내가 통역을 맡았는데 죄수들을 모아 놓고 그는 이렇게 말하였다. “이 다음 시대는 이곳에 모인 여러분의 시대가 될 것입니다.” 도둑질하고 거짓말하는 자들의 미래는 아니겠지만 책을 많이 읽고 깊이 생각하는 사람들의 미래가 되는 것은 어김없는 사실이다.

 

김동길

Kimdonggil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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