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2/11(수) 꽃이냐, 방울떡이냐 (590)

 

꽃이냐, 방울떡이냐

일본인들이 좋아하는 음식물 중에 단팥죽과 방울떡이 있었다. 방울떡의 본명은 당고인데, 대나무 꼬치에 동그랗게 빚어 만든 달콤한 떡을 끼어서 파는 것이었다.

 

그런데 일제 강점기에 우리가 배운 일본 속담 하나가 꽃보다 방울떡이었는데, 너무 먹을 것이 없던 시절이라 방울떡을 꽃과 비교하는 그런 심리상태가 괘씸하게 여겨졌다. 이 두 가지 일을 대등하게 여기는 사람은 없었던 것 같다. 우리는 보릿고개라는 춘궁기를 겪어야 했던 매우 배고픈 백성이었다.

 

꽃과 떡을 비교할 생각조차 못하고 살던 시절이었다. 또 다시 경제가 말이 아니라고 하긴 하지만, 한국의 옛날 선비들처럼 꽃을 사랑하고 꽃을 소중히 여기는 그런 국민이 된 것도 사실이다. 부대찌개도 먹고 족발도 먹고, 불고기도 좋아하게 된 것 뿐만 아니라 미식가들도 나타나 제철 생선회를 즐길 줄 아는 국민이 되었다. 그러면서도 꽃장사가 밥을 먹을 수 있는 나라가 되었으니 이제는 일본인도 비웃을 만하기도 하다.

 

그러나 아직도 목구멍이 포도청이란 낱말이 힘이 있어 보인다. 처자를 먹여 살리기 위해 잘못된 권력이 잘못된 길로 가는 것이 확실해도 더 높은 잘못된 권력이 그걸 계속 두둔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민주주의란 밥만 먹으면 할 수 있는 정치적 곡예는 아니다. 민주주의를 잃으면 꽃도 없고 밥도 못 먹는 한심한 국민으로 전락할 것이다.

 

김동길

Kimdonggil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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