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6/11(화) 순간의 감격 (407)

 

순간의 감격

얼마전에 영국의 두 축구팀, 토트넘과 리버풀이 유럽 우승컵을 놓고 대결하였다. 한국 사람들은 모두 손흥민이 등에 '7번'을 달고 뛰는 토트넘 팀을 열렬하게 응원하기 마련이다.

 

그런데 결승전이 벌어진 그 날은 상황이 미묘하게 돌아갔다. 축구의 귀재라고 불리는 ‘7’선수가 있는 힘을 다하여 차는 공이 골문에 맞고 돌아온다든지, 엉뚱한 곳으로 날아가는 일이 많아서 손흥민이 속해있는 그 팀이 불행하게 2:0으로 패하였다. 리버풀 팀은 우승컵을 하늘 높이 들어 올리며 감격의 함성을 지르고, 리버풀 시내에서는 맥주집들이 새벽이 되기까지 밤새 열여놓고 축배를 들었으나, 패배의 쓴 잔을 마신 토트넘의 선수들은 모두 늪 속을 헤매는 비참한 모습이었다.

 

그러나 승리의 감격이 결코 오래가는 것은 아니다. 리버풀의 시민들은 승리의 그 흥분을 잠재우고 아침이 되면 잠이 쏟아지는 눈을 비비며 일터를 찾아가서 고된 일을 해야 밥을 먹어야 할 판이다. 좋게 말해서 순간의 감격이지, 내용은 순간의 쾌감'일 뿐이다. 희랍 시대나 로마 시대에는 승부가 결정되는 모든 스포츠는 감격과 절망,’ ‘활기와 낙담이 교차되는 짧은 시간 일 수밖에 없었다. 그런 경기로  태어난 영웅들도 순간의 쾌감 밖에는 누릴 것이 없었다.

 

21세기는 막강한 경제력이 운동 시합에 열중하고 있고, 따라서 많은 시민들이 감격도 하지만 수없이 절망을 경험하기도 한다. 그러면서 시간을 보내고, 그러면서 노년을 맞이한다. 인생이란 결국 순간의 감격, 순간의 절망으로 이어지는 한심한 일막극으로 전락한 것이 아닌가.

 

김동길

Kimdonggil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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