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6/08(토) 경마도 스포츠인가? (404)

 

경마도 스포츠인가?

올림픽 종목에 승마가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은 나도 알고 있다. 매우 고급스러운 광경이 청중들의 눈을 사로잡는다. 그것을 스포츠라고 하는 것은 나도 시인한다. 그러나 사람이 말을 타고 달리는 것이 경마라고 하여 거액의 돈이 오고가는 도박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경마가 Kentucky Derby 라고 들었다. 세계 각처에 이름 있는 경마 행사가 벌어지고 돈 많은 신사 숙녀들이 찾아가서 엄청난 돈을 따가기도 하고 잃기도 한다. 어느 경마에나 날씬한 기수가 말안장 위에 올라 앉아 채찍을 들고 자기가 타고 가는 말을 때리기도 하고 발로 쿡쿡 찌르기도 한다.

 

한번 경마에 운이 좋으면 큰돈을 걸고 큰돈을 벌어, 말은 말대로 귀족 같은 대접을 받고 몸값도 천정을 모르는 듯 치솟아 오른다고 한다. 사람은 말안장에 그냥 앉아 있고, 달리는 것은 죄 없는 말인데 그것을 사람들의 스포츠라고 하는 것은 잘못이 아닌가.

 

오래전 미국에서 공부하던 시절에 개들이 달리는 Dog Race를 한번 가 본 적이 있다. 보스톤에서 한참 떨어진 곳에 경기장이 있는데 그야말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나를 초대한 사람이 돈을 거는 표를 몇 장 샀는데 결과는 아주 형편없었다.

 

개 경주를 자주 가는 친구 하나가 하는 말이 자기가 찍고 돈을 건 개가 일등으로 잘 달리다가 도중에 그만 오줌을 싸는 망발을 하게 되면 그 개를 발로 차고 싶은 심정이지만 억울한 눈물을 흘릴 뿐이라고 하였다. 돈을 거는 운동경기를 TV 스포츠 시간에 소개하는 것은 언어도단이라는 생각이 들어 한마디 하였다.

 

김동길

Kimdonggil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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