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5/27(월) 없으면서 있는 척 (392)

 

없으면서 있는 척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많이 가진 것이 자랑으로 여겨지기 때문에 모두가 부자가 되려고 혈안이 되어있다. 그런데 자본주의가 발달한 오늘만이 그런 것이 아니고 옛날 농경 사회에서도 가난하다는 것은 부끄럽게 여기는 일이었다.

 

가난한 사람은 초라한 집에서 살고, 옷도 제대로 입지 못하고, 세끼 밥을 먹기도 어려웠다. 그런 상태가 결코 자랑스러운 것은 아니었으나 가난한 사람들은 다 우리가 못나서 오늘 이 꼴이 되었습니다는 듯 뒷걸음질 하며 자기를 비하하는 것이 관례였다.

 

그러나 19세기 중엽에 마르크스가 나타나 가난이 전혀 부끄러운 것이 아니라고 가르쳤다. “우리가 가난한 것은 우리 탓이 아니고 우리를 착취하는 나쁜 놈들 때문이다”라고 변명하면서 가난의 책임을 사회에 돌렸고, 그렇게 함으로서 프로레타리아의 심중에 자부심 내지는 자존심을 심어 주었던 것이 사실이다.

 

1917년에는 산업 자본이 축적되기도 전인 제정 러시아에서 무산자의 혁명이 터졌고 그 혁명을 총 지휘한 사람은 레닌이라는 이름의 혁명가였다. 그렇게 하여 수립된 노동자의 정권은 경제 계획을 여러 차례 되풀이 하면서 그 나라를 비교적 부강하게 만드는 일에 일단 성공하였다.

 

그러나 곧 스탈린 같은 독재자가 등장하여 경제는 물론 국민들의 삶도 매우 비참하게 되었다. 그 나라에는 가진 척하는 사람이 한사람도 없게 되었고 모두가 빈곤을 당연지사로 받아드리게 되었다.

 

김동길

Kimdonggil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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