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4/27(토) 내 고향은 맹산에. . . (362)

 

내 고향은 맹산에. . .

봄을 보내면서 시 한수가 내 머리에 떠오른다. 평북 곽산 사람인 안서 김억이 이렇게 읊었다.

       내 고향은 곽산의 황포가외다

       봄노래 실은 배엔 물결이 높고

       뒷산이라 적동꽃 따며 놀았소

       그러던걸 지금은 모다 꿈이요

나는 곽산에 가본적도 없고 나의 고향에는 강이 없고 개울밖에 놀데가 없어서 봄노래 실을 배를 본적도 없다. 그리고 나는 하도 나이가 어려서 뒷산에 꽃이 피었던 것을 기억도 하지 못한다.

 

그러나 나도 내 고향이 그립고 내가 기억하는 고향의 이런저런 광경을 다시 보고 싶지만 그런 바람은 모두 이룰 수 없는 꿈이어서 슬프기만 하다. 인생이 다 꽃처럼 시들어 떨어진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가는 봄이 이다지 아쉽게 느껴지는 것은 어쩐 일인고.

 

봄이 반드시 즐거운 계절만은 아니다. 영국 시인 셀리의 노래처럼 우리는 앞뒤를 돌아다보며/있지도 않는 것을 그리워한다/우리들의 진정한 웃음에도 말 못할 고통이 스며있고/우리들의 무척 아름다운 노래에도 가장 슬픈 생각이 스며있다.

 

인생이란 어찌 보면 모순으로 엮어진 이해 못할 작품이라고 생각하게도 된다. 꽃잎이 다 떨어지는 것을 보면서 우리는 무엇을 기대해야 옳은가. 괴로운 인생길 가는 몸이 편안히 쉬는 날 아주 없네. 걱정과 고생이 어딘들 없으리 돌아갈 내고향 하늘 나라”라는 찬송가가 있다 봄을 보내면서 다만 나의 고향이 그리울 뿐이다.

 

김동길

Kimdonggil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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