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2/17(일) 너도 가고 나도 가야지(293)

 

너도 가고 나도 가야지

 박목월의 <이별의 노래>에 나오는 한마디이다. 너도 가고 나도 가야지. 늙으면 다 그렇게 되는 것이 인생이 아닌가. 세월이 가면 가깝던 이들이 하나씩 세상을 떠난다. 일찍이 요절하는 이들도 있지만, 내 친구들은 대개 70까지는 살았다. 지난 20년 동안 많은 친구들이 내 곁을 떠나서 영원한 나라로 가버렸기 때문에 이제 그들은 다만 나의 기억 속에만 살아있다.

 

  대학생이 되어 사귄 친구들 중에 신영일이 제일 먼저 떠난 것 같다. 그 뒤를 이어 이선애가 떠났고 재작년 섣달 그믐날에 심치선 마저 하늘나라로 갔다. 90이 넘도록 끈질기게 살아남은 사람은 나 밖에 없는 것 같다. 물론 새로 사귀는 젊은 친구들이 있어서 도움도 받고 위로도 받으면서 이 노년의 한때를 끄떡없이 살아가고 있긴 하지만, 같이 대학에 다니던 친근한 얼굴들이 가끔 그리워지는 것은 나도 어쩔 도리가 없다.

 

  죽음을 바라보며 미리 걱정을 많이 하는 후배들이 있다. 그 미지의 세계를 그려보면서 자신만만한 사람이 누가 있으리오마는 비교적 차분한 마음으로 그 날을 늘 기다리며 내 등불 밝게 켰다가" 주님께서 오라고 부르실 때 하고 떠날 수 있는 마음의 준비는 누구에게나 있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인간에게 종교가 있는 것은 죽음을 이겨내기 위해서라고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니다. 전혀 모르는 그 세계를 향해 가기보다는 그래도 거기서 만날수 있는 몇 사람을 가슴 속에 간직하고 사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까. 누구에게도 종교를 강요할 수는 없다. 그러나 죽음에 직면한 모든 인생을 향해 위로의 말이 한마디도 있을 수 없다면 그것이야말로 험하고 가치 없는 인생이 아니겠는가.

 

김동길

Kimdonggil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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