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5/30(토) -정권교체는 아직도 멀었습니다- (395)

 

자살로 생을 마감한 16대 대한민국 대통령의 국민장은 가히 “세기의 장례식”이라고 할 만큼 역사에 남을 거창한 장례식이었습니다. 인도의 성자 간디가 암살되어 화장으로 국장이 치르어졌을 때에도 우리나라의 이번 국민장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초라했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중국의 모택동 주석이나 북의 김일성 주석의 장례식도 2009년 5월 29일의 대한민국 국민장을 능가하지는 못하였을 것으로 짐작합니다. 서울에서만 해도 40만~50만의 인파가 애도의 뜻을 품고 서울광장에, 그리고 수원 연화장으로 가는 연도에 운집하였다고 하니 전국적으로는 추모객의 수가 능히 1백만은 넘었을 것으로 믿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실황중계를 시청하다가 꺼버렸다고 들었습니다. 그러나 나는 TV 앞에 앉아 오후 시간을 몽땅 보냈습니다. 그리고 정말 놀랐습니다. 노란 모자, 노란 풍선, 서울광장은 완전히 황색으로 물들어 있었습니다. 노사모 회원이 전국적으로 몇 명이나 되는지 알 길이 없지만 장례식 준비만은 완벽하였습니다. 그리고 나 혼자만의 느낌인지는 모르겠으나 “또 하나의 정부”가 있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마땅히 존재한다고 우리가 믿고 있는 그 정부보다 훨씬 유능하고 조직적이고 열성적인 또 하나의 정부가 확실히 존재한다는 사실을 피부로 느낄 수가 있었습니다. 국민장이니 만큼 정부의 도움이 있기는 하였을 것입니다. 그러나 보이는 정부의 능력만 가지고는 이렇게 완벽한 장례를 치를 수는 없었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역시 보이지 않는 정부의 조직력이 크게 작동한 것이 사실이라 하겠습니다.

방송 3사가 총동원되어 노무현 씨를 하나의 “순교자”로 “희생양”으로 부각시키는 일에 성공하였습니다. 이 장례식이 끝난 뒤에는 그 어느 누구도 노무현 씨를 비판할 수는 없게 되었습니다. 목숨을 걸고 한마디 하는 사람은 예외가 될 수 있겠지만 말입니다. 내가 보기에 노무현 씨는 “순교자”도 아니고 “희생양”도 아니고 한 인간이 누릴 수 있는 모든 영화를 다 누렸고, 저승으로 가는 길도 본인이 선택한 것일 뿐, 누구의 강요나 권고가 있었던 것도 아닙니다.

2007년 대선을 통해 여당은 야당이 되고 야당은 여당이 되는 새로운 역사가 시작되었지만, 진정한 의미의 정권교체는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보이지 않는 또 하나의 정부가 보이는 정부보다 훨씬 능력이 있다면, 이명박 후보를 전적으로 지지한 1천만은 낙동강의 오리알이 되는 겁니다. 왜 대통령이 되셔가지고 우리를 모두 이렇게 만드십니까. 속시원한 말이라도 한마디 들려주세요. 답답하여 속이 터질 지경입니다.

김동길
www.kimdonggil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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